2015년 2월 8일 일요일

2-3. 신사업 진출시 고려해 봐야 할 점: 고객 시너지 vs 상품 시너지

지인에게 들은 얘기인데, 수년전 개인병원마다 돌아다니며 대기실에 TV 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사업이 있었습니다. 개인병원 입장에서는 고객 대기실에 TV 를 무료로 설치해 주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사업주는 TV 에 광고 컨텐츠를 넣으면서 광고주로부터 수입을 올리는 사업 구조였습니다.

톡톡히 재미를 본 그 분은 사업 확장을 고민하셨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사업 모델로 미장원에 진출했습니다. 미장원에 TV 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광고 컨텐츠를 유치하는 사업 모델이었습니다.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고 합니다.

병원 쪽에서 성공한 모델을 미장원으로 확장해서 실패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 나름대로 든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기업체들이 신사업 영역을 찾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시너지 잠재력"입니다. 사업 기회가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기존에 내가 해 온 사업과 시너지가 난다던가, 기존에 했던 사업을 통해 구축한 핵심 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야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어떤 사람이 음식점을 해서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그래서 어디 다른 신사업에 투자할 곳 없을까 사업기회를 찾습니다. 그러다가 게임 사업이 수익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칩시다. 매력적인 산업이라고 무작정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어떤 산업이 돈을 많이 버는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라고 한다면 그에 합당한 경쟁과 진입장벽, 그리고 사업 노하우가 있게 마련입니다. 신사업을 찾을 때는 내가 기존 사업을 영위하면서 구축한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정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역량을 새로운 사업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림 1] 신사업 진출 방향




시너지를 찾을 때 "상품 시너지"와 "고객 시너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 1] 에서 기존의 왼쪽 하단부는 기존에 하고 있던 비즈니스, 즉 "현재의 비즈니스" 영역입니다.

여기에서 신사업으로 확장을 할 때 다음 세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1. 기존의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파는 방향 (좌측 상부)
2. 새로운 고객에게 기존의 상품을 파는 방향 (우측 하부)
3. 새로운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파는 방향 (우측 상부)

글 초반부에 소개한 "병원에 TV 를 설치하는 사업"에서 "미장원에 TV 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진출한 사례는 신사업 진출 방향 중 두번째인 "새로운 고객에게 기존의 상품을 파는 방향"으로 진출한 것입니다.

과거 "대량생산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포드사는 20초마다 자동차 한대를 생산했다고 합니다. 대량생산 시대의 상징이었습니다. 이 때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였습니다. 고객의 취향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검정색 똑같은 모양의 차를 찍어내기만 하면, 고객은 할당받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했습니다. 상품을 만들어 내면 그것을 살 고객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이 때는 기존의 상품으로 새로운 고객에게 물건을 팔아도 고객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그림 2] 포드 자동차


그런데 점점 현대에 가까와오면서 고객들이 까다로와지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제품 생산은 점점 쉬워졌습니다. 아이폰 혁명 이후로 현대 사회는 우리가 상상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상상력을 펼쳐서 새로운 기능이 담긴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면, 그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줄 기술은 무궁무진한 사회입니다.

대신 기업들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군집 분석과 같은 통계 처리를 통해서 니즈가 서로 다른 고객군을 분리해 내고, 각 고객군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CRM 기법이 나오면서 고객군이 아니라 고객 개인 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고객 하나 하나에 대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점점 고객 확보를 위한 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제품 생산이 어려운 과제였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훨씬 어려운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고객에게 기존의 상품을 파는 것"보다, "기존의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파는 것"이 훨씬 쉬운 시대입니다. 위의 지인의 경우 죽을 힘을 다해서 확보해 둔 의사들의 네트워크를 깡그리 무시하고, 새로운 고객인 미장원에 진출을 한 것입니다. 미장원에 기존의 TV 광고를 팔기 보다는 열심히 확보해 둔 의사 네트워크에 또 다른 무슨 상품 팔 것 없을까 고민하는 것이 훨씬 쉬웠을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꼭 고객 시너지가 상품 시너지보다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객 시너지이건 상품 시너지이건, 신사업을 생각할 때 기존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게 필요하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성공적으로 개원을 하신 선생님들이 새로운 사업에 손을 대다 큰 손해를 보시는 것을 많이 봅니다. 이 분들이 손대시는 새로운 사업은 "듣기에 팬시한 사업"이 많습니다. 이 보다는 자신이 잘 아는 고객들,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활용할만한 방향이 없는지 먼저 찾아보시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2-2. OPEC 담합은 왜 실패하는가?

OPEC 담합은 왜 실패하는가?

위의 그림은 1940년대부터 2010년까지의 원유 가격의 변동 현황을 나타낸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원유가격은 배럴 당 20달러 선에서 유지되다가, 1973년에 50달러로, 1978년에 100달러로 두번에 걸쳐 가파르게 폭등했습니다. 우리나라가 한창 경제 개발을 할 때였는데, 그 경제 개발이 이런 악조건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1] 국제 원유가격 변화 추이



이 원유 가격의 폭등은 1960년 창설된 OPEC 의 담합 때문이었습니다. OPEC 는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베네수엘라의 5대 석유 생산, 수출국 대표가 모여 결성한 협의체인데 원유 가격 및 생산량을 조절해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자 만든 카르텔입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석유 파동을 겪으면서 우리나라 동해안에 원유 탐사를 시작하는 등 경제 정책에 상당한 공황을 겪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OPEC 의 카르텔은 세계 경제 당사자들을 긴장시킬 만큼 강력한 기구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들은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1980년 107달러의 고점을 찍고 난 후 1990년대 말까지 지속적으로 원유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OPEC 의 담합이 실패하는 경우

OPEC 의 카르텔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많은 설명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담합이 실패하는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가격탄력성이 높은 상품의 경우 담합이 실패한다. 

[그림 2] 상품 별 가격탄력성

원유의 가격탄력성은 커피, 코코아, 주석, 구리 등 보다 낮습니다. 커피나 코코아는 가격이 올라가면 안사먹으면 되니 가격 탄력성이 높습니다. 반면, 원유의 경우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도 대체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를 해야 하는 가격탄력성이 낮은 상품입니다.

위의 왼쪽 그림에서 보듯이 원유의 경우 OPEC 가 생산량을 줄이면 가격이 오르는 폭이 큽니다. 따라서 매출이 노란색 박스에서 붉은색 테두리 박스로 변화하게 되는데, 박스의 면적이 오히려 커지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OPEC 회원국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니 담합을 하고자 하는 니즈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오른쪽 그림은 커피, 코코아, 주석, 구리 등의 예인데, 이들의 가격이 올라가면 다른 대체제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는 상품들입니다. 가격 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생산량을 줄일 경우 노란 색 박스보다 붉은 테두리 박스가 면적이 작아지게 됩니다. 담합을 했을 때 그리 큰 이익이 안생기는 경우입니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커피, 코코아, 주석, 구리 등의 산업에서도 담합이 시도되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었습니다. 반면 OPEC 의 경우 1차, 2차 석유 파동을 만들어낼 만큼 강력한 담합의 효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서는 원유 담합이 별로 이루어지지 못한 듯 합니다. 이는 원유의 경우 가격탄력성이 단기적으로 볼 때는 낮으나, 장기적으로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원유 파동이 시작되자,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석유공사에서는 원유저장고를 만들고 그 속에 원유를 우리나라에서 수개월치 사용량을 비축하곤 합니다. 그래서 원유 파동이 일어날 경우 꺼내 쓰곤 합니다. 이런 일을 우리나라만 했을 리는 만무합니다. 장기적으로 원유의 가격탄력성을 높이는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림 3] 우리나라 원유 저장고


2. 카르텔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가 많을 때 담합은 실패한다. 

산업의 진입장벽이 낮아 생산자의 수가 많아지면 담합은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소수가 서로 협력하기는 쉽지만, 수가 많아지면 제 나름대로 이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OPEC 를 형성할 때만 해도 전 세계의 원유의 대부분을 OPEC 가 생산했지만, 지금은 30~40% 수준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러시아, 북해 등 다른 지역의 원유 개발이 충분히 진척되었기 때문입니다.

OPEC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달라집니다. 쿠웨이트나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석유 생산량 담합으로 얻는 이익 보다는 미국과 친하게 지내서 얻는 정치적 안정이 더 중요합니다. 담합을 하자고 하는 이라크, 이란의 얘기가 씨알도 안먹히는 듯 합니다.

3. 누가 담합을 깨고 있는지 감시하는 장치가 없거나, 보복 수단이 없을 때 담합은 실패한다. 

각 나라가 원유를 실제 할당량 이상으로 생산하는지 감시를 할 방법이 딱히 없는 것도 OPEC 의 담합이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원유 가격이 폭락을 한다고 해도, 원유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이 단순히 수요-공급 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국의 석유 재고, 대체 에너지 개발 수준, 경제 성장율, 기후, 계절적 패턴, 전쟁, 투기 자본의 활동 등등 많은 요소가 관여되기 때문에 막상 원유 가격이 폭락을 했다고 해서 어느 누가 담합을 깨고 할당량 이상으로 생산했다고 결론짓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4. 경기가 침체되어, 수요 부족으로 인한 이윤의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등장할 때

담합도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경기가 침체되어 수요가 현저히 떨어져 버리면, 공급자 입장에서 남과의 의리 같은 것 생각할 겨를이 없게 됩니다. 일단 가격을 깎아서라도 나부터라도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최근 국제 유가 폭락사태

최근에 원유가격은 배럴당 $110 수준에서 $50 까지 폭락을 했습니다. 거의 수직 낙하 수준입니다. 이제는 OPEC 는 사실상 유명무실 한 수준인 듯 합니다.

[그림 4] 최근 국제 원유 가격의 변화 추이

이렇게 된 이유는 미국의 셰일혁명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격이 치솟으면 시장은 그에 대응하여 진화를 하게 됩니다. 시장을 구성하는 수많은 참여자는 나름대로 살길을 찾아 머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찾아낸 것이 셰일가스 입니다. 기존에는 셰일가스를 에너지로 개발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이 없어 관심이 없다가, 원유가격이 자꾸 치솟자 셰일가스를 저렴하게 채굴하는 쪽으로 기술개발 인센티브가 걸린 것입니다. 

[그림 5] 원유/셰일가스를 고려한 수요 공급 곡선

그림 5는 수요 공급 곡선입니다. 점선은 기존의 수요와 공급을 나타내고, 실선은 셰일가스가 개발되고 난 이후의 수요와 공급을 나타낸 것입니다. 공급 곡선이 셰일가스 생산량만큼 오른쪽으로 이동을 하게 되니 가격이 아래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 셰일혁명은 세계 경제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큼 강력한 혁명이라고 합니다. 미국이 다시 세계를 장악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합니다. 이를 보면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 같이 항상성 (Homeostasis) 가 있는 듯 합니다.


의료 시장은 왜 담합에 실패하는가?

의료시장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어 번영하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가격 경쟁으로 몰락하는 역사가 반복되었습니다. 라식 시장, 보툭스 시장, 임플란트 시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최근에는 성형외과나 척추병원 같은 전문병원들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비타민 주사제 시장도 그렇게 되는 듯 합니다.

많은 의사선생님들은 이런 상황을 보면서 한탄을 합니다.
"가격 경쟁은 정말 나쁜 일이다. 다 같이 죽자는 것이다. 절대 하면 안된다."

이 말은 암묵적 담합이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담합에 실패하는 경우 4가지를 고려해 보면 담합이 깨지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나씩 살펴 볼까요?

1. 가격탄력성이 높은 상품의 경우 담합이 실패한다.
생명에 필수적인 상품은 가격탄력성이 낮지만, 라식, 보툭스, 비타민 등은 있으면 더 좋고 없어도 사는데 큰 지장 없는 상품들입니다.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게 마련입니다. 가격탄력성이 높은 상품일 수 밖에 없습니다.

2. 카르텔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가 많을 때 담합은 실패한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의사들의 수, 그리고 늘어가는 개원의 수를 생각할 때 담합은 어려운 듯 합니다.

3. 누가 담합을 깨고 있는지 감시하는 장치가 없거나, 보복 수단이 없을 때 담합은 실패한다.
담합을 깨는 자가 누구인지 알기는 쉽지만, 딱히 보복 수단이 없습니다. 지역의사회 이름으로 함부로 보복했다가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큰일 나기 쉽습니다.

4. 경기가 침체되어, 수요 부족으로 인한 이윤의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등장할 때 담합은 실패한다. 
경기도 경기지만, 저수가 정책으로 만년 경영난에 허덕이는 의료계 상황이 동업자의 이익을 배려하기는 사치인 듯 합니다. 나부터 일단 살자는 생각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담합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의료 시장의 대안은?

결과적으로 의료 산업에서 참여자 모두가 가격을 자발적으로 내리지 않고, 협력을 하시는 기대하기 어려운 듯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여기서 건강식품 사업을 하는 GNC 의 모델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건강식품들은 대부분이 한번 떴다가 5년이상 지속하지 못하고, 시들해져 왔던 것 같습니다.
한때 스쿠알렌이 그랬고, 이후 멜라토닌, 글루코사민, 오메가 3 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비타민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림 5] M. Rogers 의 기술전파 곡선

위 그림은 한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가 사라지는 라이프 사이클을 표현한 곡선입니다. 한 상품이 시장에 출시되면, 초기에는 혁신 수용자, 선도 수용자라 불리는 소수에게 수용되다가, 점점 입소문이 나거나 효과가 입증되면서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수용되게 됩니다. 그러다가 상품의 수명이 다 되면 시장에서 퇴출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건강식품들이 이런 과정을 거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강식품의 제품 수명은 5년 정도 이상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GNC 의 경우 이런 현실을 가슴아파하기 보다는 인정을 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을 띄우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듯 합니다. 더 극단적인 예로는 영화 산업이 이런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의 경우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수개월 밖에 안됩니다.

[그림 6] 건강식품 회사 GNC 의 사업 모델

라식, 보툭스, 임플란트, 미용의학, 전문병원, 요양병원, 해외환자유치 등 여러가지 산업이 흥했다가 쇠하게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의료 시장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끊임없이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의료시장이 이렇게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이유는 현대사회에서 의료 소비자의 니즈가 빨리 변한다는 점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정책의 일관성의 부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보니 의사 선생님들이 엄청 어려운 환경에서 우리나라 의료 환경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 새삼 느껴집니다.

최근 유가 폭락 사태를 보면서 느낀 점을 적다 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Source: 미시경제학, 6th edition, 제13장 과점시장, 이준구, 문우사

2015년 2월 4일 수요일

2-1. Innovation 의 여러 분야별 가능성

"너는 MBA 까지 하고 컨설팅 회사 경력도 있으면서, 결국 요양병원을 운영하니?" 
"좀 더 멋있는 아이템을 하지 않고 왜 요양병원을 시작했을까?"

의과대학 동기였던 한 친구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 친구가 좀 더 멋있는 아이템이라고 할 때 아마도 아이폰, 페이스북 같은 첨단 IT 상품이나, 줄기세포, 제대혈 은행, 의료관광 같은 뭔가 새로운 인더스트리를 만들어낸 혁신가들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들 사업 아이템을 찾을 때 기존에 없는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 선발자의 이익 (First mover advantage) 이나 블루오션 (Blue Ocean) 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제시한 경우는 스티브잡스가 가장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대형 컴퓨터만 존재하던 시절에 퍼스널 컴퓨터 시장을 열었고, 지금은 아이폰과 아이튠을 통해서 스마트 폰과 음원 시장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스티브잡스의 천재성은 새로운 제품 산업을 일으킨 면에서도 대단하지만, 유저인터페이스의 혁신으로도 대단한 측면이 있습니다. 입력 도구가 자판밖에 없을 시절 마우스를, 그리고 최근에는 아이폰을 만들면서 손가락으로 건드리고 문지르는 터치 방식을 상용화 시킨 것이 영웅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화려합니다. 그러나 비즈니스에서 혁신의 기회를 찾아보면 이런식으로 반드시 새로운 상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 때만 혁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혁신의 여러가지 방법들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가치 혁신 (Value Innovation)

혁신이라고 할 때 반드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기 보다는,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재조명함으로써 달성하는 혁신입니다. 

현재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LED 를 최초로 개발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일본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삼성이 먼저 TV 에 적용하여 상업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반드시 기술적 측면에서 혁신을 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존재하는 기술 범위 내에서 고객의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재조명하는 것으로도 충분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IKEA 의 경우도 고객의 가치를 재조명함으로써 창출된 비즈니스입니다. 기존의 가구 산업은 생산자가 가구를 조립하고 판매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IKEA 는 가구의 부품을 판매만 하고, 조립 과정을 소비자에게 넘김으로써 "가격 인하"라는 가치와 "스스로 하는 재미 (Do it your self)" 라는 가치를 새롭게 창출했습니다. 

Home Depot 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기존의 인테리어 산업은 인테리어 자재를 판매하고 직접 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Home Depot 는 자재만 판매하고 시공 과정을 소비자에게 넘김으로써 IKEA 와 마찬가지로 "가격 인하"라는 가치와 "스스로 하는 재미 (Do it your self)" 라는 가치를 새롭게 창출했습니다. 

2. 비즈니스 모델 혁신 (Business Model Innovation)

한편 비즈니스 모델을 고쳐서 혁신을 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입니다. 이 들은 허브공항을 이용하는 대신 소규모 도시의 공항을 이용해서 공항 이용료를 낮추었습니다. 또 모든 비행기를 한가지 기종만 채택해서 비행기 정비의 효율성을 극대화 함으로써 비용을 추가로 낮추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대표적 성공 사례입니다.

DHL 같은 비즈니스는 기존의 우체국 비즈니스를 개선한 사례입니다. 기존의 우체국도 물건 배달을 할 수는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언제 도착할지 몰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물건 배달은 공공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지만, DHL 은 고객의 충족되지 않은 니즈 (unmet needs) 를 찾고 개선함으로써 민간 영역으로 사업을 창출했습니다. 가격을 비싸게 받는 대신, 고객들에게 언제 배솓될지, 현재 어디쯤 배송되고 있는지 시시각각 알려줌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높인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유통구조의 혁신

최근의 신사업들을 보면, 마켓플레이스 (Market place) 를 만드는 것이 좋은 사업 모델인 듯 합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과 관련하여, 이세상 어디엔가 공급자가 존재하고, 또 다른 곳에 수요자가 존재하는데, 그 둘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 새로운 혁신 기회가 있는 듯 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는 Uber 택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자동차가 있고, 여유시간이 있습니다. 여유시간에 자신의 자동차를 활용해서 돈을 좀 벌고 싶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추울 때 길거리에서 잘 잡히지 않는 택시를 잡느라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둘을 이어주는 서비스가 Uber 서비스 입니다. 

비슷한 예로 Air B&B 가 있습니다. 우리집에 빈 방이 있는데, 이 방을 활용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호텔비는 비싸다고 느끼고, 저렴한 숙소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둘을 이어주는 서비스가 Air B&B 입니다.

쿠팡이나 위에이크프라이스 같이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 구매, 좝 코리아 같은 구직 사이트, 예스 24 같은 인터넷 서점 등도 마찬가지로 공급자와 수요자를 이어주는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입니다. 인터파크는 파출부 서비스를 마켓플레이스 상에서 구현해냈습니다.

최근에 워렌버핏이 투자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NetJet 이라는 회사는 자가용 비행기를 회원제로 공동 소유하도록 비즈니스를 창출했습니다. 자가용 비행기가 비싸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이 있고, 또 자가용 비행기를 가져 봤자 일년 중 몇 일밖에 못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둘을 이어주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GE 같이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꿈으로 혁신을 달성하는 조직 혁신, 도요타의 꾸준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추구하는 오퍼레이션 혁신 등도 있습니다.

저희 와이프 친구들 중에는 대대로 사업을 해서 부잣집에 시집을 간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물어보면 시아버님이 무슨 사업을 하시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그냥 어떤 대기업에 납품하시는데. 자동차에 들어가는 볼트를 어떻게 하는 거래."
보통 보면 이런 사업들이 매력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들으면 잘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 복잡한 제조 과정 중에 어느 한 구석에 위치해서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진입장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오래 오래 높은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혁신이라고 할 때 꼭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분야를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 보다는 현재 운영하는 비즈니스의 오퍼레이션 단계 단계에서 개선할 점이 없는지, 그리고 고객의 미충족 니즈 (unmet needs)는 없는지 세심하게 관찰해 보면 혁신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듯 합니다. 

기존의 수많은 쇼핑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저가 판매라는 가치를 찾은 월마트, 기존의 수많은 햄버거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동일한 브랜드와 품질로 신뢰성을 얻은 맥도날드, 마케팅 측면에서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서 범용재 (Commodity) 에 불과한 치약에 고객경험을 담아넣은 P&G 같은 기업들의 창의성을 눈여겨 봐야 할 듯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에서도 혁신을 추구하려고 노력합니다. 병원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아플 때 찾아갔다가 치료받고 퇴원하는 병원은 급성기 병원 (Acute hospital) 이라고 합니다. 한편, 요양병원 같이 지속적이고 장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병원은 만성기 병원 (Long-term care hospital) 이라고 합니다. 

















저희 병원은 초창기부터 의사들을 전문의를 따고 전임의 과정까지 마친지 얼마 안되는 젊은 의사들로 구성함으로써, 주변 대학 병원에 중한 환자들도 잘 본다는 메시지를 열심히 전달했습니다. 그 결과 주변 대학 병원에서 상대적으로 중한 환자들을 저희 병원에 소개하는 일이 많게 되어, 급성기와 만성기 사이의 아급성기 (Sub-acute) 환자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결과적으로 우리 병원의 마켓 포지션은 급성기와 만성기 사이의 니치에 위치함으로써, 차별화에 성공한 듯 합니다. 이 역시 마케팅 및 오퍼레이션의 혁신인 듯 하여, 나름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2015년 2월 3일 화요일

34. MBA 의사가 말하는 잘되는 병원의 30가지 비밀

 MBA 의사가 말하는잘 되는 병원의 30가지 비밀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베인 엔 컴퍼니컨설턴트 출신 의사가
병원을 실전경영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공개한다!
 
 
매경출판 발행 / 배지수 / 152*225 / 272페이지 / 무선철 15,000/
2015127/ ISBN 979-11-5542-209-0(03320) / 2000-2642


경영 때문에 고민하는 이 땅의 모든 의사선생님들을 위한,
병원 마케팅에 관한 가장 속 시원한 해법!
 
정신과 전문의이자 미국 경영 MBA 과정을 졸업하고, 베인앤컴퍼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한 저자가 직접 밝히는 잘 되는 병원을 만드는 비법에 관한 책이다. 은행, 영화, 제조업, 제약 등 다양한 분야의 경영을 책임졌던 만큼, 이 책은 다른 분야에서의 성공, 실패 사례를 살펴보고, 그 방법을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용함으로써 좀 더 실질적이고 생생한 마케팅 비법을 소개한 것이 특장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돈 많이 버는 방법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병원과 경영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의 본질은 병원보다는 경영에 더 가깝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며 지내다 생기는, 경영이라는 마음의 질병에 고통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의사 경영자들께 바치는 히포크라테스의 따뜻한 자본주의적 선서이다. 병원 원장님들뿐 아니라, 550여만 대한민국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의미 있는 사고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배지수 정신과 전문의, MBA / 서울와이즈병원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했다. 이후 미국 유학을 떠나 Duke 대학,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졸업하고, Bain & Company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은행, 영화, 제조업, 제약 등에서 컨설턴트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후 한국 MSD로 자리를 옮겨 대외협력이사로 근무하였다.
다시 의사 직분으로 돌아와 대치동에서 소아정신과를 개원하였다. 이후 분당으로 옮겨 소아정신과를 운영하였고, 현재 서울와이즈병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 고위자 과정, 의협 주최 Korea Healthcare Congress, 대전 메디컬CEO글로벌포럼, 보건복지인력개발원 주최 병원국제마케팅경영관리자과정, 자동차연구원보수교육 등에서 의료경영, 의료와 IT의 융합, 직장인스트레스 관련 주제로 강의활동을 하고 있으며, 중소병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또한 의료신문코메디닷컴에서 배지수의 병원경영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Facebook: www.facebook.com/jisoo.pae
블로그 1)병원경영이야기()http://entrepreneurjsp.blogspot.kr/
2) 직장은 왜 나를 싸이코패스로 만드는가?(http://businessman-psychology.blogspot.kr/)
 
 
추천사
 
베인 컨설턴트 출신답게, 논리적 프레임워크를 병원 경영이라는 분야에 적용하여 쉽고 재미있고 편안하게 풀어내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병원 경영의 인사이트와 함께 컨설턴트들의 논리적 사고법을 터득하는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Tom Shin, 베인엔컴퍼니 대표
 
남들이 부러워하는 평범한 의사의 길이 무료하다며 MBA한다고 미국에 훌쩍 날아간 의사가 있었다. 잘나가는 컨설팅펌에 들어가 고액연봉자가 되더니, 갑자기 뜻한 바가 있다고 제약회사의 핵심인 영업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가 다시 의사로 돌아가겠다 해서 무슨 일을 할까 궁금했었다. 이 책은 MBA 의사가 의사의 시각이 아닌 비즈니스의 시각에서 어떻게 병원을 경영할까에 대해 경험으로 풀어낸 유쾌한 스토리이다.
- 조정열, 현대갤러리 대표
 
저자는 병원과 경영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의 본질은 병원보다는 경영에 더 가깝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며 지내다 생기는, 경영이라는 마음의 질병에 고통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의사 경영자들께 바치는 히포크라테스의 따뜻한 자본주의적 선서이다. 병원 원장님들뿐 아니라, 550여만 대한민국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의미 있는 사고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
- 이상명,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본문 속으로
 
P. 6-7 프롤로그
여러 가지 사업이 있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노예 상인들의 사업은 수익이 많이 나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선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반면 병원 사업은 사회에 엄청난 선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업입니다. 우리의 고객인 환자분들에게는 생명 유지 또는 건강 증진이라는 고객 가치를 만드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고,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수많은 거래처에게 매출을 만들어 줍니다. 건물주에게는 임대료 수입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은 수익에서 세금을 냅니다. 이 세금으로 국가는 사회의 소외된 계층에게 복지 혜택을 줍니다. 이 모든 가치를 주고 난 나머지가 수익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고객과 다른 많은 관련자에게 가치를 충분히 만들어 주어야 수익이 극대화되는 비즈니스입니다. 사회에 선한 가치를 잘 만들 때 나에게 수익이 떨어진다니, 이렇게 바람직한 사업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의미에서 병원 경영자는 다른 누구보다 훌륭한 기업가(Entrepreneur)입니다. 저는 병원 경영자들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투철하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야 환자들에게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우리를 믿고 따르는 직원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거래처들을 먹여 살리고, 세금을 내서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복지 혜택을 주며, 척박한 의료 환경 속에서 병원이 버텨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p.201-203 part 04 오퍼레이션 경영편
김포-제주 노선이 수요가 거의 없는 화요일 같은 날, 승객 없이 빈 항공기를 띄운다면 손해가 매우 클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빈 비행기를 띄울 때 손해액이 1,000만원이라 가정해보죠. 손해를 보더라도, 17,000원이라도 받고 100명을 태운다면, 손해액이 170만원 감소해 830만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비록 17,000원이 수익을 날 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저가로 운영을 하는 것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비슷한 경우를 병원운영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의 한 시립병원이 환자를 진료할 때 ‘30분 이상 진료하기캠페인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환자를 위해서는 참 좋은 일이긴 한데, 오랜 저수가 정책 하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의료 환경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병원은 어떻게 30분 진료가 가능할까? 시립 병원이니깐, 수익에 신경을 안 쓰고 환자를 위해 희생하는 것인가요? 다른 의사들은 돈 버느라고 허덕일 때, 어찌하여 이 병원만 천사 같은 착한병원일 수 있는가? 공기업이다 보니, 손해를 보더라도 세금으로 메우면 되니깐 널널하게 진료를 보는 것인가?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시립병원이라도 재정이 어려울 경우 무작정 세금으로 메울 수는 없습니다. 진주의료원처럼 적자가 누적되면 공공병원이라도 폐업될 수 있으니 공공 병원 경영진들도 수익을 생각하고 경영을 해야 합니다. 이 병원이 30분 진료를 하는 것은 현재 환자수가 적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병원 의사의 월급은 환자가 적으나 많으나 일정한 고정비입니다. 마치 항공기의 연료비와 같은 성격이 강합니다. 어차피 고정비가 발생한다면, 놀고 있는 인력이나 장비는 손해가 나더라도 돌리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앞에서 저가 항공 사례에서 보았듯이,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이 병원 원장님은 상당히 경영마인드가 있는 분인 듯합니다. 환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목 차
 
Part 01 마케팅편
01 맥도널드는 장난감, 네이버는 네티즌을 판다 19
-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본질적 이유를 찾자
02 오렌지족은 왜 에비앙을 마시나? 26
-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본질적 이유를 찾자
03 마케팅은 땅 따먹기’, 판을 흔들어라 36
- 소비자의 인지적지도(Cognitive Map)를 파악하고 자신의 위치(Position)를 결정하자
04 푸시마케팅을 풀마케팅으로 전환하자 49
- 판매자가 권유하기 보다는 고객이 먼저 니즈를 느끼고 구매의사를 가지도록 유도하자
05 카카오톡으로 배우는 입소문 마케팅 57
-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를 이해하고 활용하자
06 신뢰도를 높이는 광고 메시지 68
- 세련되고 신뢰도 있는 광고 메시지를 개발하자
07 병원의 성장 단계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달리 하자 74
 
Part 02 전략 경영편
08 경쟁 병원끼리 치료비 의논하면 담합 85
- 경쟁자 관계 : 경쟁 병원과 친하게 지냄으로써 상생을 도모하자!
09 내가 가진 트래픽의 자산가치를 활용하자 90
-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기보다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할 사업 계획을 세워보자
10 맥도널드는 어떻게 사업을 확장했나? 100
- MECE 사고법을 활용하면 사업기회가 보인다
11 소아과의 계절 변동성(Seasonality)을 어떻게 해결하나? 109
- 계절 변동성을 없앨 수는 없지만 관리할 수는 있다
12 자본 투자의 힘 118
- 노동집약적 사업과 자본 집약적 사업의 구조는 전혀 다르다
13 매몰 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를 극복하라 125
14 상호 이기는 협상 130
- 협상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상호 이기는 윈윈게임을 설계하자
15 해변의 핫도그 장사에게 배우는 길목을 차지하기 141
Part 03 영업편
16 어색해도 일단 아부, 비즈니스에서 가장 위대한 역할은 영업이다 151
- 초등학교 3학년 아들에게 영업 기술을 배운다
17 헌팅으로 갈고 닦은 회복탄력성 157
- 좌절 상황을 견뎌내고, 극복하는 능력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18 두 분의 멘토에게 배운 영업 161
 
Part 04 오퍼레이션 경영편
19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다 169
- KPI(Key Performance Index)를 설계하고 관리하자
20 병목 현상을 파악하고 해결하자 175
21 규모의 경제를 통한 변동성 관리 185
22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 배우는 조직구조 설계 193
- 의사결정권을 고객 접점으로 배치하자
23 제주 항공은 제주도 가는데 17,000원 받아서 남을까? 199
24 가격차별화 205
- 제한된 영역이라도, 가격차별화가 가능한 영역을 찾고 활용하자
25 미국에서 한국까지 10분 만에 오는 비행기의 항공권은 얼마일까? 215
- 가격 책정의 원리를 이해하자
Part 05 경영 전반편
26 동물 병원에서는 수십만원을 쓰면서 왜 병원에서 1천원 비싸다고 화를 낼까? 229
-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을 이해하면 고객을 이해할 수 있다
27 농민과 화적떼 235
28 인생에 세 번 기회가 온다? 240
29 마키아벨리 선제공격하기에서 배우는 위기관리 254
- 나에게도 위기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미리 대비하자
30 자유·평등·박애 268